카카오의 반격,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 선언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주식 공개매수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3월 7일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와의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지분은 4.9%로, 공개매수를 통해 35%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여 총 39.9%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앞서, 카카오는 우선적 신주인수권 등의 방식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9.05%를 확보할 예정이었으나, 이에 반발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려, 사실상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지분 확보가 어려워졌었습니다.
이로 인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14.8%를 사들인 하이브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듯 했으나,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39.8%까지 확보할 계획으로 진행했던 공개매수의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카카오가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정면승부를 건 만큼, 이번 공개매수의 성패가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카오가 이번 공개매수의 목표 달성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35%의 지분을 확보하고, 여기에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과 장내매수 등으로 확보한 지분까지 포함하면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지분율은 40%를 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변수는 하이브의 대응인데, 하이브가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에는 카카오의 이번 공개매수는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고, 같은 가격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에는 주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여론전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도 추가 자본 조달, 우군 확보 등 다양한 경영권 확보 방안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카오가 제시한 주당 15만원은, 하이브에도 작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라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가용 현금이 1조1000억원 규모이며, 4분기 영업현금흐름 및 1분기 신규 차입금 3200억원까지 더하면 최대 자금 동원 능력은 1조원대 후반으로 판단된다"며 "여기서 미국 힙합 레이블 QC미디어 인수 자금을 빼면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0%를 추가로 인수하기 위해 최대로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은 주당 16만원"이라고 계산했습니다. 다만, "카카오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가용 현금이 5조7000억원에 달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연초 1조20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상황으로 자금 동원력은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기타법인의 정체도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전쟁의 변수입니다. 시장 예상대로 기타법인이 들고 있는 지분 상당수가 카카오의 우군일 경우에는 이 지분까지 더해야 하는데, 2월 16일과 2월 28일 이틀 동안에만 기타법인이 7%가 넘는 SM 지분을 사들였으며, 2월 16일에는 IBK투자증권 판교점에서 기타법인이 전체의 2.9%에 이르는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 68만3398주를 매수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기타법인이 전체의 4.56%에 달하는 108만7000여 주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사들였는데, 이 가운데 66만6941주(2.8%)가 특정 계좌에서 거래됐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기타법인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밀접한 관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존 주요 투자자들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주요 기관투자자로는 국민연금공단(4.32%), 컴투스(4.20%), KB자산운용(3.82%) 등이 거론되는데, 이 세 곳이 들고 있는 지분만 12%가 넘습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현재 보유 지분은 4.32%지만 주총의 의결권은 작년 말일 보유 지분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3월 31일로 예정된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에서 행사 가능한 의결권 지분은 8.96%에 달합니다.
SM 경영진과 우호관계인 얼라인파트너스는 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컴투스의 경우에는 기존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로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됐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변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측이 정면충돌하면서 3월 31일로 예정된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의 표 대결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때문에 양사 모두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주주 설득에 사활을 거는 상황입니다.